안녕하세요, 케이크스퀘어 대표 김상엽입니다.
‘케이크스퀘어’라는 이름이 아닌 대표 ‘김상엽’으로서 인사를 드리는 것은 지난 4년간 케이크스퀘어를 운영하며 기억하기로 처음입니다. 금번 케이크스퀘어에서 크게 문제로 불거진 사안들에 대해 사죄 드리고, 또 그간의 상황에 대한 부족했던 설명도 보충하고자 글을 적습니다.
1. 심의위원회에 대하여.
먼저 심의위원회에 대하여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말하기에 앞서 케이크스퀘어의 심의위원회의 설립이나 구성에 관련하여 부당한 검열이라고 생각하셔서 불쾌감을 느끼셨을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사죄 드립니다. 특히 부스에 직접 참가하시며 심의위원회의 잠재적 심의대상이 되셨던 분들과, 심의위원회에 참석해주신 분들께도 또한 죄송합니다.
저는 또한 취미로 게임을 만들며 몇 년 전의 게임심의 논란에서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았습니다. 창작자 여러분들께서 심의에 관련하여 얼마나 민감한 사항으로 다루어 주시는지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참가해주신 분들의 기대를 져버린 것에 사과드리며 책임을 통감합니다.
심의위원회가 생겨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최근 케이크스퀘어 주최측이나 대관처에 많은 민원이 들어왔다는 사실은 여러분들께서 이미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저희 행사는 행사의 특성상 필연적으로, 법률적으로 애매한 부분에 여럿 맞닿아 있습니다. 이러한 불분명한 법률이 현장에 맞게 개정이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으나, 당장은 저도 나름대로의 방어책을 마련해야만 했기에 변호사 상담을 받았습니다.
심의위원회에 관련한 내용은 8월 4일 최초로 공지되었으며, 이는 변호사 상담 과정에서 나온 방책입니다. 게임심의나 방송심의에서도 관련업체 중심의 자율심의 제도가 최근 제정되어, 국가로부터의 직접적인 규제 대신 보다 현장에 맞는 심의가 가능하게 되었다는 사례를 기반으로 나오게 된 방책이었습니다.
케이크스퀘어는 청소년보호법시행령의 규정에 따라 입장시 성인을 확인하고(17조), 성인물을 구분된 장소로 명확하게 표기하고 있으며(18조 1항), 내부에 스태프와 보안요원을 배치하고(18조 2항), 성인물임을 표기하도록 하고 있습니다(13조). 같은 시행령의 10조에서는 성인물의 유통과 관련된 단체는 자율심의기구가 가능하도록 되어있기도 한데요, 이에 케이크스퀘어도 심의위원회를 구성함으로써-설령 케이크스퀘어가 운영하는 심의위원회의 결정이 실제 법적인 결정이 될 수는 없을지언정 재판 등의 사태까지 치닫게 될 경우 창작자와 행사 양측을 모두에게 유리하게 어필할 수 있는 장치가 될 수 있다는 상담을 받았습니다. 한가지 예에 불과하겠으나, 창작자 분께서는 ‘케이크스퀘어의 심의를 통해 취급이 허가된 창작품이다’라는 어필이 가능하며, 케이크스퀘어는 ‘심의위원회를 두고 음란물 아닌 성인물만 판매되도록 관리하고 있다’는 어필이 가능합니다. 이러한 어필은 현장 이해도가 높은 기관에서 주관할 수록, 특히 개별적인 창작품이 음란물이냐 성인물이냐를 두고 법적 분쟁까지 갔을 경우에 효과적인 방어책이 될 수 있습니다.
* http://www.law.go.kr/법령/청소년보호법시행령
저는 최근의 분위기상 그러한 보호장치가 하나라도 더 필요하다고 판단하였고 급하게 위원회를 조직하게 되었습니다. 상담을 해 주신 변호사님이나, 한국간행물위원회에 현재 소속되신 위원님께도 연락을 드렸습니다만 모두 사회적 입장상 참가가 곤란하였고, 대신 현장의 상황에 대해 잘 이해하고 계시는 분들, 직업상의 공식적인 이력을 토대로 확인 후 연락을 드려 위원회를 구성하게 되었습니다.
심의위원회의 운영은 결과적으로 크게 활성화되지 않았습니다. 행사 기간동안 실제로 심의된 작품은 세 권이었으며 모두 약간의 견본 수정 뒤에 판매가 정상적으로 취급되었고 접수 받았던 샘플도 돌려드렸습니다. 불필요한, 불쾌한, 일괄적인 심의는 저로서도 피하고 싶은 일입니다. 심의를 거부하신 분들도 있지만 저희에게는 강제적인 심의권한이 없음을 잘 알기에 그 선택을 존중해 드리라는 방향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심의위원회 제도가 앞으로도 지속될지, 폐지될 지는 검토할 일이며, 적어도 지금의 사태가 다시는 발발하지 않도록 개선하겠습니다. 심의위원회 제도를 유지한다면, 관련 법률을 잘 알고 계시는 분들을 섭외하는 방향으로 진행하겠으며, 또한 이것이 부당한 사전심의, 강제적인 사전검열처럼 느껴지지 않고 참가자분과 창작품을 보호하기 위한 선택적인 제도임을 보다 명시하도록 하겠습니다.
2. 언론 및 사진 취재에 대하여.
또한 JTBC 촬영 건으로 인하여 많은 분들께 심려 끼쳐드린 점 사과드립니다. JTBC의 방문은 행사 며칠 전 연락을 받아, 전시장 측과 저희 측 모두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JTBC측과는 케이크스퀘어의 취재규정에 협조한다는 상호간의 약속 아래 취재가 진행되었습니다. JTBC측에서는 레드존의 존재를 취재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기 때문에, 다음의 조건으로 취재하는 것을 기자분과 제가 협의를 보았습니다. (1)부스와 참관객은 거의 퇴장하였지만 아직 부스 철거는 시작하지 않은 시간인 오후 4시 30분경에 취재를 할 것. (2)비어있는 부스라도 찍히지 않도록 카메라 방향을 벽면으로 향할 것. (3)그 외에라도 참관객이 찍히지 않게 할 것. 레드존과 관련한 취재는 위 조건대로 취재가 되었습니다. 그 외로는 A~C열이 프레스 허용 구역으로 지정되었으므로 해당 부스를 취재하였으며, 이후 3관에서 레드존을 취재 한 것을 알게 되었고, 이는 저희 측 스태프가 제지하여 레드존 부스는 전혀 찍지 못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방송상으로는 논프레스존의 부스 하단을 찍은 장면이 3초가량 등장하는데, 이는 저희 측과의 협조 내용과는 달리, 비밀리에 촬영된 내용으로, 이에 관하여는 JTBC측에 항의할 것입니다. 또한 성인 창작품도 직접 등장하는 것을 확인하였으나 케이크스퀘어에 출품되지 않은 작품까지도 포함되어 있어, 이는 뉴스제보자가 케이크스퀘어에 대해 JTBC에 제보할 때 자료로써 제출되었던 작품으로 보입니다. 이들 작품 역시 저와 협의가 전혀 없었던 일방적인 노출이며, 이 역시 함께 항의할 것 입니다. 일방적으로 미디어에 노출 된 출품작 관계자분께 사죄 드립니다.
그 외의 건으로는, 취재진으로부터 오후 5시경 모든 촬영이 종료된 이후 같은 날 개최된 타 행사의 취재가 병행되었다는 것을 전달 받았으며, 인터뷰를 진행한 중학생분에 대한 것은 취재가 허용된 구역인 A열에서 인터뷰를 진행한 것으로 화면상에서 확인되므로 인터뷰 자체는 개인의 선택으로 제지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중학생 분의 인터뷰는 말씀드리기 송구하나, 케이크스퀘어는 미성년자가 성인물을 구매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매회 강조하며 스태프 분들께서 최선을 다 해 주십니다. 허나 이 인터뷰로 인하여 참가자 여러분께 실망을 안겨드렸고, 영상을 보시는 분들께는 창작 콘텐츠 및 동인행사에 대해 불쾌한 이미지를 심어드렸습니다. 이번 JTBC의 보도에 관하여는 제가 직접 취재진을 만나 해당 문제가 빠른 시일 안에 해결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예민한 시기이기 때문에 취재를 허가해도 될 것인지 고민을 많이 했고, 전시장 측도 저희 행사에 대해 예민한 상태이니만큼 전시장 측과도 취재 및 인터뷰 허가 여부에 대해 상담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취재를 거부하는 것은 취재 의지가 확고한 취재진 상대로는 오히려 악수가 될 수 있다는 (예를 들어 취재하지 말아 주세요! 하고 거부하는 장면이 송출되어 취재조차 거부하는 불법적인 행사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 극구 거부한다 하더라도 몰래 촬영이 진행되어 오히려 촬영을 거부하는 부스까지 무단으로 촬영되어 방송에 나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 판단으로 레드존 출입구 촬영은 제가 직접 보는 중에 진행되었습니다. 제 개인적인 인터뷰 요청도 있었고, 이에 응할지 여부도 고민하였습니다만, 어차피 보도 자체가 불가피하다면 JTBC측에 협조하여 행사 측의 입장을 설명하는 것이 일방적이고 악의적인 보도를 막을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질문 리스트는 ‘행사를 만든 계기, 행사 연혁, 행사 규모, 운영상의 어려웠던 점, 행사에 오시는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 등 길고 다양했으며 실제로 방송된 부분은 ‘성인물의 심의 방식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등의 질문이었습니다. 앞서 말씀 드렸듯이 취재의지가 확고한 기자를 상대로 취재거부는 악의적인 편집의 우려가 있는 바, 최대한 참관객 분들이 취재되지 않도록 지키고 인터뷰에는 사실만을 대답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었습니다.
물론 결과적으로 JTBC의 방송이 케이크스퀘어뿐만 아니라 동인 행사계 전반을 악의적으로 묘사한 면이 있으며 이 대목에 대해서는 케이크스퀘어가 주요 취재 대상이 된 만큼 사과를 드려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불쾌함을 느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JTBC의 취재 건 이외에도, 주최자사무실에서 행사 전경 사진촬영이 있었고 이에 대해 불쾌감을 느끼셨을 분께 고개 숙여 사과 드립니다. 주최자사무실에서 찍힌 사진은 주최측에서 내부적으로 사용할 자료로 찍은 사진으며, 편집 뒤 케이크스퀘어 홈페이지 첫 화면에서 사용될 예정이었고, 사진을 맡아주신 주최분께서는 제 지시로 전경을 찍어도 된다는 사항을 들은 후 찍었습니다. 찍은 사진들은 각 관의 세팅 전/행사날의 전경사진, 야외 전경사진입니다. 이번 행사에서는 이에 대해 불쾌감을 느끼신 분들께서 특히 많으셔서, 해당 사진들은 삭제하고 어디에도 사용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3. 그 외의 건
택배 관련하여도 상자가 파손되는 사고가 많은 것 같아, 이 점도 사과드립니다. 택배물 배송 과정은 택배사 측에서 진행하는 것이기에 택배사 트럭에 물품이 실리고 나서는 저희 측은 관여하기 어려워 구체적으로 도움을 드리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저희 측으로 문의를 주시면 문의주신 내용을 택배사 측으로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택배 규정의 무게 제한 등은 계약 택배사의 규정을 그대로 명시한 것이었으며, 사전 공지가 미비 했음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행사 당일 분리 포장 등의 이슈가 발생하여 불편을 겪으신 참가자 분들이 다수 계셨음을 알고 있으며 이 또한 사과드립니다.
그 밖에도 많은 운영미숙,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 모두 주최자인 제가 부족한 탓입니다. 말씀 드리기 부끄럽습니다만 케이크스퀘어는 개인사업자 자격으로 운영되는, 수익성이 거의 없어 채용된 사람도 저 하나뿐인, 아직도 갈 길이 한참인 사업체입니다. 매회 행사마다 부족한 모습만 보여드리게 된 것 같아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죄 드립니다. 또한 매회 행사마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가장 고생하고 계시는 스태프 분들께 죄송합니다. 선의로 도와주시는 행사에 이런 식으로 밖에 보답해드리지 못 해 정말로 면목이 없습니다.
대형 동인행사로서의 책임과 기대, 신뢰에 미치지 못한 점 거듭 사과 드리며, 재정비 하는 시간을 갖고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2016.08.25
김상엽 올림.